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 2025에 참가해 관계의 더미북과 캘린더를 선보였다. <불가능한 지점의 것> 전시에 함께했던 인경민, 이원호 작가와 다시 만나 각자의 출판물을 소개했다.
관계의 더미북을 만들게 된 계기는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만난 한 관객의 요청이었다. 관계를 인상 깊게 본 관객이 이 경험을 간직하고 싶은데, 책과 같은 형태로 만든 것은 없는지 물었다. 당시 전시한 작품은 약 1.2m 크기로, 가격이나 전시 공간의 측면에서 일반 가정이 소장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형태였다.
관객이 보다 쉽게 소장할 수 있으면서도 작품의 크기와 이미지의 밀도에서 오는 감각을 최대한 전달할 방법을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선택한 매체가 사진책이었다. 이미지를 충분한 크기로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이동과 보관에는 부담이 적은 절충점이 필요했다. 종이의 질과 제작 부수, 가격 역시 특별한 컬렉터가 아니더라도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마음먹고 소장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제작한 관계의 첫 더미북은 30권이었다. 첫 전시를 찾아와 작업을 보았던 관객들이 대부분 구매했고, 몇 권은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전달했다. 짧은 기간 안에 거의 모든 부수가 자연스럽게 소진되었다.
사진책조차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캘린더도 함께 제작했다. 그런데 실제 구매자들 가운데에는 달력에 메모하기가 아깝다며 포스터처럼 사용하거나,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오려 자신의 액자에 넣거나 문 앞에 걸어두고 감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를 통해 전시에서 느낀 감동과 기억을 보다 일상적인 형태로 오래 간직할 수 있게 한다는 처음의 목적을 조금이나마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첫 더미북을 계기로 사진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나만의 아카이빙 포맷을 구축하게 되었고, 이후 전시에서도 도록에 가까운 형태로 작업을 정리해 관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